퇴근하고 나서도 머릿속이 비워지질 않는 날이 있습니다. 딱히 큰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, 그냥 하루를 버텼다는 느낌만 남는 그런 날이요. 그런 밤에 우연히 펼쳐 든 책이 한로로의 소설 《자몽살구클럽》이었습니다. '자살 클럽'이라는 부제가 붙은 중학생들의 이야기인데, 읽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. 이게 청소년 소설인데, 왜 제 이야기처럼 느껴졌을까요.책임감에 짓눌린 사람들이 말하지 못하는 것소설 속 하태수는 겉으로 보면 완벽한 아이입니다. 정교회장, 밝고 쾌활한 성격,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가장 성심껏 들어주는 어른스러운 태도. 그런데 정작 자신의 아픔은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합니다. 어머니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이 소설 중간에 스치듯 드러날 뿐이죠. 마음 밖으로 흘려보내지 못한 감정이 결국 그를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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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6. 7. 7. 08:00